2009년 5월 15일 금요일

책을 빨리 읽고 싶다면, 시간 간격을 두고 읽어라

책 한권을 잡으면 한 번에 끌까지 읽는 것이 좋을까? 아님 여러번 나눠서 보는 것이 좋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한 가지 살펴 볼 것이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가 기억 측정방법 연구를 통해 망각이 시간의 경과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망각곡선이론'을 한번쯤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 그래프 출처 : (주)대한영상시스템 www.dkca.co.kr/company/writing2.asp 

 

 

위의 그래프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요점은 이것이다. 기억의 양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줄어들게 된다. 적절한 시점 마다 내용을 다시 기억하게 되면 기억시간을 늘릴 수 있다. 그리고 결국엔 그래프의 맨 오른쪽 (7)번 선과 같이 더 이상 망각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된다, 끝 

 

그렇다면 질문의 답은? 그렇다. 책을 여러번 나눠서 보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Interval Reading 의 방법

 

하지만 책을 나눠서 본다고 해서 책 한권을 '한 챕터씩' 나눠서 읽으란 뜻이 아니다. 시간 간격을 두고 읽기(이하 Interval Reading)법은 한 번 볼 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것''한 번'으로 친다. 예를 들어, 성인의 집중력은 약 20분 정도라고 한다. 책 한 권을 20분 씩 여러번 나눠서 보는데, 20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것을 한 번으로 치라는 것이다. 즉, 책 한 권을 읽는데 1시간이 걸린다면 Inerval Reading법으로는 20분 씩 총 5번을 읽게 되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1시간에 책을 한 번 보는 것과 5번 보는 것 어떤 방법이 더 많이, 더 깊이 기억하게 되겠는가?

 

이쯤 되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게 말이 돼? 책 한권 읽는데 몇 시간씩 걸리던 것을 어떻게 20분 만에 한 권을 다 읽냐?" 

한번 해 보라. 된다.

 

 

Interval Reading의 원리

 

원리는 이렇다. 우선 보통 사람들의 독서습관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책을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읽도록 교육받아 왔기 때문에 그런 습관이 굳어져 있다. 하지만 그런 독서방법은 읽기의 효율성을 극도로 저해한다. 성인이 되어 더 이상 소리 내어 읽지는 않지만 속으로 음독을 하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다. 또한 내용을 기억하는데 있어서 책 한 페이지 읽고 나면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데, 어찌 보면 당연하다.

 

책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독서계획' 참조) 한 글자 한 글자 읽다보면 기억을 할 수 있는 연결고리(전체맥락 = 뼈대)가 없기 때문에 읽은 내용은 단기기억에만 머물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읽은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든 기억의 고리역할 해 줄 뼈대가 필요하다. 그것이 책의 전체 맥락이어도 좋고, 읽고자 하는 책의 내용에 대한 사전지식이어도 좋고 무엇이든 좋다.  

 

하지만, 20분 이라는 시간제한을 해 두고 책을 보게 되면 일단 몸과 마음이 긴장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뇌의 처리 속도 또한 평소와는 다르게 빨라지게 된다. 뇌의 처리 속도 얘기가 나와서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뇌의 정보처리 속도를 컴퓨터의 바이트 단위로 환산하면 초당 40 GB 정도 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은 접어 두어도 좋다. 한 글자 한 글자 신경쓰면서 읽는 것이 아니라 한 문장 단위, 한 챕터 단위로 빠르게 읽어나가다 보면 전체 글의 맥락이 눈에 들어오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빨리 읽을 수 있게 된다.  

 

 

Interval Reading의 핵심

 

Interval Reading 의 핵심은 책의 전체 맥락부터 보고 난 다음 세부적인 내용을 보는 것 순서이다. 전체 맥락을 이해해서 뼈대를 세운 다음 세부적인 내용의 살을 덧붙일 수 있는 것이다. '익숙한 것 부터 기억한다'는 기억의 원리가 있다. 처음 20분 간 책의 전체 맥락을 이해해 두고 잠깐 쉬웠다가 다시 보게 되면, 빠르게 훑어 보긴 했지만 이미 한번 봤기 때문에 다시 볼 때는 익숙한 기분이 든다. 그 다음 읽을 때 부터는 전체 맥락을 떠올리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읽고, 또 다시 쉬는 동안 전체 맥락과 세부내용을 결합시키는 작업을 반복해 주면 된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명상을 하면 좋다. 명상을 통해 읽은 내용을 음미하면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 눈을 감고 호흡을 깊이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떠오르는 기억을 막으려고도 하지 말고 일부터 생각을 하려고 하지도 말고 책에서 받은 느낌에 가만히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우리의 뇌 속에 들어온 정보를 해석하려는 의식의 자연스러운 활동으로 보면 된다. 인간의 뇌는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한다고 한다. 뇌로 들어오는 정보는 우리가 힘들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의 의식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필요한 해답을 적절한 때에 주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니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너무 힘쓰지 말고 편안하게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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